송길원의 요즘생각

작성자 admin 시간 2024-03-26 09: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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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스는 잔인했다. 무려 4만 명이 감금당하는 공간, 화장실은 겨우 2개를 허락한다. 유대인들은 그곳에서 지옥이 아닌 질서를 터득한다. 분노 대신 용서를 배운다. 정치적 분노가 얼마나 보잘것 없는 것인지를 안다. 난민(難民)에서 선민(選民)의 삶으로 전환이 일어난다.

무덤을 대하는 태도도 달랐다. 그들에게 무덤은 절망이 아닌 희망이었다. 무덤은 인생이 나그네이며 필멸자(必滅者)라는 것을 깨우치는 삶의 교본이었다.
성경은 이른다.
“젊을 때 너는 너의 창조주[혹은 ‘무덤을’] 기억하여라.”(전 12:1a)
코헬렛은 젊은이들에게 젊을 때부터 ‘창조주’를 혹은 ‘무덤/죽음’을 기억하라고 한다. 민영진목사(전 대한성서공회 총무)는 히브리 성경의 각주를 인용하여 말한다. “‘너의 창조주’(‘보르에이카’)와 ‘너의 무덤’(보르카‘)은 히브리 자음 본문에서는 한 글자 차이다. 그래서 일찍부터 본래는 젊은이가 기억해야 할 것이 ‘보르에이카’(’너의 창조주’)가 아니라 ‘보르카’(너의 무덤’)이었을 가능성도 있고, 유사 발음의 상호작용이 일으키는 이중 의미의 효과를 상상할 수도 있다.”
성경의 무덤에 대한 생각은 명쾌하다.
“누구나 볼 수 있다. 지혜 있는 사람도 죽고, 어리석은 자나 우둔한 자도 모두 다 죽는 것을! 평생 모은 재산마저 남에게 모두 주고 떠나가지 않는가! 사람들이 땅을 차지하여 제 이름으로 등기를 해 두었어도 그들의 영원한 집, 그들이 영원히 머물 곳은 오직 무덤뿐이다.”(시 49:10-11)
내가 숲멍, 불멍, 물멍... 멍멍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멍이 ‘무덤 멍’인 이유다. “메멘토모리(Memento Mori)!!”
※ 사진은 한국에 온지 9개월 만인 1908년 맹장염으로 사망한 루비 켄드릭(Ruby Rachel Kendrick: 1883~1908.6.19)의 묘비명이다. 켄드릭은 죽기 전 가족에게 이런 유언을 남겼다.
“만일 내가 줄 수 있는 천 개의 목숨이 있다면, 그 모두 조선에 주겠습니다. 내가 죽거든 텍사스 엡윗 청년회원들에게 가서 열 명씩, 스무 명씩, 오십 명씩 한국으로 나오라고 일러주세요.”

캐리커쳐는 문상우 복음화가가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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